서울대입구 근처에서 자취를 한다면, 사실 근처에 공원이라고 할 곳이 낙성대공원 정도. 라고 하기에는 그렇게 크지는 않다.
어느 봄날, 몸도 뻐근하고 밖에 나가고 싶은 주말 낮이었는데. 무작정 자전거를 빌려서 자전거 도로를 따라 한없이 달려갔던 때가 있었다. 도심치고 너무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분명 그 끝에는 무언가 좋은 곳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달렸다.
역시 예상은 적중했고, 길 끝에는 엄청나게 큰 공원이 있었다. 지도로 찾아보니 그곳이 바로 보라매공원. 관악구 사람들 여기 다 모였다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나게 사람이 많았다. 자전거를 타기에도 충분할 만큼 시설이 잘 되어 있었고, 안에 축구장 배드민턴 코트 부터 게이트볼장 까지 모든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이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님도 많았다. 캐치볼을 하거나, 공놀이를 하며 삐약거리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근처에서 커피 한잔을 테이크아웃해서, 자전거를 반납-재대여 하고나서 여유롭게 공원에 앉아 쉬었는데 그 순간이 너무 어딘가의 한 장면 같았다.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이렇게 분위기가 다를 수가 있다는 점이 신기했고, 오히려 이상한 기분까지 들었다. 사람이 가득 차 앉을 곳 찾기 힘든 집 앞의 스타벅스도 물론 좋지만, 가끔은 이런 탁 트인 공간에서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에는 작은 돗자리라도 들고와야지. 나무 밑은 맑은 날에도 축축해서 엉덩이가 젖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 그리고 따릉이의 시스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 한 시간 이용권을 구매하면, 한 시간 이내에 반납하고 다시 공짜로 빌릴 수 있다. 이걸 하루동안 무제한으로. 따릉이 반납장소가 많이 배치된 도심이나 공원 근처에서 탈 때는 굳이 두시간짜리 이용권 사지 않고 조금 번거롭더라도 한시간 이용권으로 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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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일기] Ep0. 설렘과 두려움 그 경계에서
집에서 떨어져 자신만의 공간을 갖는 것,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설렘. 설렘은 두려움을 잊게 만들기 위해 고도로 설계된 감정의 장치가 아닌가 라는 생각도 가끔 든다. 두들겨 맞으면 엔돌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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