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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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31 하루는 길어도 일년은 빠르고

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던 해였다. 12월 31일이라, 달력의 마지막 날이라고 특별한 의미를 붙이려고 해봤자 1년에 단 하루뿐인 날이라는 점에서는 보통날들과 크게 다름없는.. 그저 연도가 바뀌기 전날이라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새롭게 떠오를 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어주거나, 색다른 다짐을 하기에 가장 좋은 날이라거나, 평소에는 잘 하지 않던 지나간 365일을 되돌아보게 한다거나 하는 것들을 떠올려 본다면 그저 보통날로 취급하기에는 아쉬운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2023년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곳(-그것도 엄청나게 다른 색깔의 장소들-)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우러지기 위한 몸부림으로 고통스러운 날들도 있었으며, 누군가와는 이전의 마음의 거리와는 달리 더 가까이서 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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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의 즐거움

글을 한창 열심히 써 내려갔던 시기는 마음에 공허함이 가득했던 시기와 겹친다. 러시아가 문학의 거장들을 많이 배출한 배경으로, 혹독하게 추운 날씨에 집에서 술과 함께 고독하게 생각에 빠질 시간이 많아서.. 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저 우스갯소리로 넘기기에는 꽤 신빙성이 있는 주장인 것 같다. 물론 20세기 후반 이후로 눈에 띄는 작가가 나오지 않는 다는 사실은 이 가설과는 어긋나지만. 아무튼 나는 외로운 마음이 들 때면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 타지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후에, 방에 혼자 남겨진 시간이 많았던 시기에 나는 가장 열심히 글을 썼다. 그 글들은 외로움의 산물이었을지도,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불안함의 다른 형태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작했던 글쓰기가 이제는 무언가를 만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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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깡통 8호

"캠핑 중에서도 진짜 낭만은 겨울 캠핑이야" " ...확실해?" 나는 스스로가 ‘잘 노는’ 것 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왔다. 사실 잘 모른다. 어디에 많이 다녀본 것도 아니고, 이것저것 찾아다니는 스타일도 아니다. 모험이 두려워 늘 피하기만 하는 성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것들이 내겐 잘 보이지 않아 시도해 볼 생각조차 못 한 일들이 아직 세상에는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항상 고맙게도, 내 주변에는 이런 나를 데리고 다양한 세계를 탐험시켜주는 이들이 있어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눈 앞에 놓인 현실에서 그들에게 최선의 사랑을 전하는 것 뿐이겠지. 더 놀라운 것은, 1년 반 동안 나라를 지키던 모두가 힘든 시기에도 내게 축복과 같은 인연은 찾아왔다는 것이다. 함께 들어가고 나온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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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를 정리하기에는 빈약한 글이지만

연말이 되면 이유를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 두근거림은 새롭게 다가올 것을 맞이하는 설렘의 박동 일수도, 이 시기의 한 구간이 떠나감에 아쉬워하며 흔들리는 마음의 떨림일지도 모르지만. 연도가 바뀐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은 싱숭생숭한 마음을 겪는다. 물론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해의 숫자가 어색하고, 벌써 올해가 다 갔어? 라며 괜히 지나갈 연도와 새해의 숫자를 곱씹어보게 되는데, 올해는 아직도 22년이야?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왜일까. 분명 올해의 연도를 의식할 만한 일이 많았기 때문이겠지. 이제는 떠나보내도 될 준비가 이미 되어버린 거야. 고작 몇 달 만에 휙- 바뀌어버리는 계급체계를 가진 곳에서의 적응과, 금세 바뀌어버린 하루의 시계, 쉬었어야 하는 타이밍을 놓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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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을 기대했던 누군가가 있다면, 그를 위한 토막글

시간은 그저 흘러 오늘이 되었고, 언젠가는 했어야만 하는 한 가지의 의무를 어제부로 끝마쳤습니다. 어색한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보내던 낯선 시간으로부터, 친숙한 공간 속 익숙한 사람들과의 소중한 기억이 되기까지. 그 과정에서 오랜만에 내면 깊은 곳의 감정들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이들과 ‘함께’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고, 모두가 내 맘과 같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거리가 멀어지면 이전만큼 자주 함께할 수는 없겠지만 의지할 수 있는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도 제가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곳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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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동 위이잉

의무복무를 거의 마무리하고 돌아온 블로그 주인장. 새로운 마음으로 새 블로그를 파서 시작해볼까 했지만... 이것저것 설정하기가 귀찮아 이내 포기하고 마는데. 글을 흩날리듯 했던 이곳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위-이잉

너무자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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