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된 여행 일정 내에 모든 관광 스팟에 갈 수는 없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동선을 만들어 최대한 많은 것을 즐기기 위해 대부분의 여행준비자들은 일정을 짜는데 엄청난 고민을 한다. 특히 메인 관광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지만, 궁금은 한데 굳이 동선을 낭비하며 가야 할까? 하는 애매한 곳이라면 더 고민이 되기 마련이다. 후쿠오카 시티에서는 하카타 포트 타워 근처가 약간 그러하다.
나는 둘째 날 일정으로 이곳을 계획했다. 사실 계획이라기엔 부끄러운 수준의 플랜이지만. 첫째 날 저녁에 하필 월드컵 예선 리그전 마지막 경기가 있던 바람에 새벽 늦게 잠들어서,, 아침에 몸도 좀 풀 겸 목욕도 하고, 겸사겸사 하카타 포트 근처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하기 위해 그쪽 부근으로 갔다. 후쿠오카 도심에서 온천이라고 할 만한 곳은 거의 없었고, 셔틀버스를 타고 몇십 분 정도 가는 곳 몇 군데가 있다고 했지만,, 나는 그냥 따듯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다는 마음에 도심에 있는 나미하노유 온천에 방문했다.
분위기는 일본스러운 느낌이 나지만, 온천탕 내부는 거의 우리나라 공중목욕탕과 비슷했다. 그래도 허심청 노천탕과 비슷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따듯한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는 공간도 있었고, 사우나도 두 개가 있어 넉넉하게 이용가능하다. 몸을 간단히 씻고 탕에 들어가서 시간을 죽이다 보니,, 생각보다 혼자 온천탕에 있는 것은 심심했다. 어쩌면 나는 혼자 여행하는 것이 잘 맞지 않는 성격인 건가. 노천탕으로 이동해서는 뭔가 서양에서 온 듯한 동년배 청년에게 대충 말을 걸어서 여행 이야기를 공유했다. 그 친구는 태국에서 개발팀 팀장을 맡고 있었고, 이전에는 도쿄에서 원어민 선생님을 했었단다. 여행 유튜브를 촬영하는 여자친구와 함께 다니면서 맛있는 것을 잔뜩 먹고 다니는 것 같았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나는 나와서 뽀송해진 모습으로 자판기에서 병우유를 하나 뽑아마셨다. 왜 마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나와서는 자전거를 챙겨 다시 숙소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눈 앞에 하카타 포트 타워가 있었다. 그래서 들어갔다. 마침 입장료도 없다고 해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엄청 친절하신 할머니께서 반겨주셨다. 뭔가 포트 타워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시는 듯한 모습이 부러우면서도 대단하다고 느껴졌었다.
1층에는 뭔가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었지만 박물관 비슷하게 전시가 되어있었다. 어린이들이 봐도 좋을 만큼 귀여운 캐릭터들로도 잘 꾸며져 있었다. 이 특유의 아기자기한 감성 때문에 나는 그 나라가 좋다.
대충 둘러보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향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오! 생각보다 전망이 좋았다. 한쪽은 완전 도시, 한쪽은 완전 항구부터 바다가 쭉 펼쳐져 탁 트여있는 개방감이 훌륭했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던 덕에 뭔가 좋은 감정이 배가 되었던 것 같다. 정신없이 일정을 소화하다가 트여있는 전망을 보니 좀 마음이 편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짧고 빡센 일정에서 근처에 들를 일이 없다면 굳이 이곳을 방문하는 것을 크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나는 뭐 다음에 또 오면 되지 라는 마음으로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기로 계획했기 때문에 이곳의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었지만, 호다닥 일정 소화를 하는 도중에 이곳을 만났다면 약간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료인 것에 비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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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후쿠오카]는 인턴생활에 지쳐 훌쩍 떠나기로 마음먹은 이의 3박 4일간 후쿠오카 여행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으로 혼자 해외에 가는데 겁 없이 계획도 없는 채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던, 무식한 자의 용감한 여행일기다. 처음부터 정주행은 아래 글 링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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