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함께하는 일본 여행.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이라, 온천은 무조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후쿠오카에 간다면, 보통은 근교의 도시들을 함께 보고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유후인.
유후인을 즐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듯 하다. 첫 번째는 당일치기 편지 버스 패키지로 유후인의 일본 스럽고 차분한 분위기를 느끼고 구경을 하다 돌아오는 경우. 그리고 두 번째는 일본 고유의 온천문화인 '료칸'을 체험하며 유후인에서 1박을 보내고 오는 경우.
우리 가족은 두번째를 택했다.
사실 해외여행이라면, 특히 가족과 함께 여럿이 움직일 때는 풀 패키지여행을 통하여 가는 것이 익숙한 탓인지, 비행기에서 내려 도심까지 이동하고, 내려서 티켓을 끊고 백화점 지하에서 도시락을 골라 기차를 타는 과정들에서 다들 적지 않은 피로감을 느꼈던 것 같다. 낯선 곳에 간다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한 일은 아니니까. 지쳐가는 기색이 드러나서 이번 여행을 기획했던 본인은 참 별 생각이 다 들고 고민도 많이 되었는데, 료칸 숙박을 첫째 날에 넣은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다행히도 부모님께서 매우 만족하셨던 것.
유후인은 일본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온천 관광명소이기에, 료칸이 정말 다양하게 있었다. 하지만 몇몇 곳은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남은 곳들 중에서도 여러 옵션들을 비교해가며 최적의 장소를 택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러 자료들을 보며 나름의 고르는 기준이 생겼는데.
1. 프라이빗 온천탕이 존재하는가?
투숙객들이 돌아가며 사용중 팻말을 걸어놓고 사용할 수 있는 공용온천탕이 있는 경우도 있고, 대중목욕탕처럼 물은 온천수지만 다 함께 이용하는 온천탕이 있는 경우도 있고, 객실의 등급에 따라서 객실 내에서 들어갈 수 있는 프라이빗 온천탕이 있는 경우가 있다. 가능하다면 비용을 더 지불해서라도 개인탕이 있는 곳으로 예약하길 추천한다.
2. 가이세키 석식이 제공되는가?
주변의 다른 료칸에 비해, 혹은 같은 료칸이더라도 다른 옵션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면 석식 제공 여부를 잘 확인해야 한다. 료칸에서는 특산물을 포함한 현지의 재료들로 정갈하게 코스요리로 제공되는 '가이세키' 문화가 있는데, 아고다에서 예약할 때 이것이 일부 옵션에서는 빠져있는 것을 봤었다. 신경 써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주변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맛있는 것을 잔뜩 사서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료칸의 문화를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특히나 부모님과 함께하는 온천여행이라면!
3.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가?
생각보다 조식 불포함 예약옵션이 있었어서 이것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4. 방의 밀도가 너무 높거나, 다른 방에서 투숙하는 고객과 마주칠 일이 많은가?
일본 특유의 온천 문화를 느끼고 싶어서 방문한 료칸에서, 계속해서 한국어만 들리거나 너무 사람이 많아 혼잡하다면 충분하지 못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개인 공간이 잘 보장되어 있고, 적당히 규모에 비해 객실의 밀도가 높지 않은 곳을 고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5. 그 외 기본적인 숙소의 요건(침구류/기타 시설)들에 미달사항이 없는가?
기본적인 침구류와 방의 청결도 등 숙소를 예약할 때 기본적으로 보는 것들 역시 놓치면 안된다. 온천이 아무리 좋더라도 잠자리가 불편하면 좋지 못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일본의 호텔이나 숙소는 공간이 넓지 않은 것이 일반적인데, 료칸에 갈 때는 다다미가 깔려있는 넓은 방이 있다면 그곳을 예약하길 추천한다. 아따맘마에서 볼 법한 가족 온천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러모로 조금의 수고를 더해 새로운 곳에서의 시간들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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