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 여행을 가는 사람 중에서 캐널시티에 방문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쇼핑이면 쇼핑, 음식이면 음식, 기념품, 분수 쇼 등 어떤 목적으로든 한 번은 거쳐 가게 되어 있다. 그만큼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그야말로 '복합'쇼핑몰이니까.
또 일본에 왔는데 라멘을 안 먹을 수는 없지 않는가? 하지만 맛집이라 소문난 라멘집들은 하나같이 귀여운 가게 규모를 갖고 있거나, 웨이팅이 엄청나다는 리뷰가 많았다. 우리는 4명이 함께 움직이는데, 웨이팅을 하기에는 부모님께서 지칠 걱정도 있었고, 나도 기다려서 먹는 것에는 크게 흥미가 없어서.. 이 모든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을 생각해보니,, 그곳이 바로 라멘스타디움이었다.
라멘 스타디움은 캐널시티 꼭대기 층에 있는데, 전국에서 유명한 라멘 집들이 서로 일정 시기만큼 경쟁하며 입점하는 그야말로 맛집 모음소이다. 사람도 바깥에 있는 가게들보다는 덜 붐비는 편이라 웨이팅 없이 먹을 수 있었다. 가게가 다섯 군데가 있었는데, 한 곳에만 사람이 몰려 있어서 그냥 그곳으로 갔다. 가게 이름이 무엇인지도, 리뷰도 찾아보지 않은 채로.
가서 시원한 생맥주에 라멘 각자 한 그릇, 교자를 두 접시 시켜서 나눠 먹었다. 후쿠오카 어디에서나 그렇듯 조금 간이 셌지만, 그것이 그 동네 입맛이니까.
후딱 해치우고 나서 한 층 내려갔는데, 엄청나게 많은 뽑기 기계들이 있는 갓챠-게임장이 있었다. 안에 스티커 사진 찍으러 방문했던 곳인데 막상 스티커 사진 부스는 찾지 못하고 뽑기만 하다 왔다. 귀여운 것들이 잔뜩 있으니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금세 지갑이 얇아질 것이다.
나는 깜찍하고 당돌한 커비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세 번의 시도 끝에 이 녀석을 입양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