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관 객실에서 건너와 본관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체크인 카운터를 바라보고 왼쪽이 식당이었는데, 내부가 생각보다 넓었다. 각 호실별로 테이블이 이미 배정되어 있었고, 우리는 안쪽에 있는 별도 테이블로 안내받았다. 독채 객실과 일반 객실의 코스 메뉴 구성이 다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본 게시물은 유후인 료칸 메바에소 독채 객실 투숙객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객실 넘버를 알려드리니 이미 시작메뉴들로 푸짐하게 세팅되어 있는 테이블로 안내해 주셨다. 친절하게 각 메뉴에 대해 일본어로 설명해 주셨는데, 그걸 전부 이해하기는 나의 일본어 실력이 부족했다. 알고 먹었다면 더 좋았을 수도 있지만, 어떤 음식인지 서로 추측하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먹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이미 차려진 메뉴들을 먹고 있는 도중, 소고기 세 점과 숙주, 야채들을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되어있는 개인용 화로에 불을 붙여주셨다.
이렇게 소고기 화로까지 클리어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이윽고 테이블 담당하시는 분께서 다 먹은 그릇을 치워주시면서 생선구이를 주셨다. 소금 간이 강하게 되어 있어서 껍질 부분이 짜긴 했는데 속살은 그나마 먹을 만했다. 생선 자체의 맛은 좋았고, 물결 모양으로 구워진 생선은 뭔가 코스 요리에 나오는 생선구이라는 느낌을 줘서 좋았던 것 같다.
기름진 구이들을 다 먹고나니 여러 채소가 조금씩 있는 샐러드를 주셨다. 깔끔한 느낌의 샐러드로 입가심을 하고, 일본식 계란찜과 함께 다음 페이지가 시작되었다. 계란찜은 보기에 너무 반들반들해서 별거 없구먼 하면서 한술 떴는데, 아래에 버섯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건강음식들이 숨어 있어서 떠먹는 재미가 있었다. 여기서도 정갈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올라갔던 것 같다.
코스의 마무리에 다다랐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한 밥과 나물들, 전분으로 농도를 맞춘듯 한 간장 베이스의 찜요리와 미소장국이 등장했다. 나물들이 간이 적절했고, 찜요리도 밥과 잘 어울려서 정말 후다닥 먹어치웠다.
다 먹은 뒤에 끝인가? 하고 일어날까 하던 찰나, 테이블 담당분께서 마지막 디저트를 가져오시며 '이제 끝이에요'라고 하는 듯한 말을 해주셨다. 잼이 너무 달지 않고 푸딩과 잘 어우러져서 마무리 디저트로 딱 좋았다.
전체적으로 구성도 괜찮았고, 음식 하나하나의 섬세함도 좋았지만, 사실 일본스러운 옷을 입고 낯선 곳에서 코스를 대접받는다는 느낌 자체가 우리에게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시간들이었다. 료칸 투숙을 고려하면서 가이세키 석식을 고민하고 있다면, 꼭 석식이 포함된 옵션을 선택하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