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던 해였다.
12월 31일이라,
달력의 마지막 날이라고 특별한 의미를 붙이려고 해봤자
1년에 단 하루뿐인 날이라는 점에서는 보통날들과 크게 다름없는.. 그저 연도가 바뀌기 전날이라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새롭게 떠오를 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어주거나,
색다른 다짐을 하기에 가장 좋은 날이라거나,
평소에는 잘 하지 않던 지나간 365일을 되돌아보게 한다거나 하는 것들을 떠올려 본다면
그저 보통날로 취급하기에는 아쉬운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2023년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곳(-그것도 엄청나게 다른 색깔의 장소들-)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우러지기 위한 몸부림으로 고통스러운 날들도 있었으며, 누군가와는 이전의 마음의 거리와는 달리 더 가까이서 혹은 더 멀리서 바라보게 된 경우도 있었으며(관계라는 것이 상대방과의 끊임없는 거리의 조정이 아닐까),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영역의 사고를 요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껏 살아왔던 1년 중에서 가장 요동쳤던 한 해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 변화의 울림 속에서 많은 것들이 남았고 어떤 것은 떠나갔으며 무언가는 삶이 끝나는 날까지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 이토록 진폭이 큰 날들을 앞으로 얼마나 더 마주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불안한 흔들림이더라도 게으른 평온함보다는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로운 청룡의 해, 같은 용으로써 또 하나씩 무언가를 이뤄나갈 나의 앞날에 기대를 걸어보면서, 힘차게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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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사흘을 내리 감기몸살로 고생하는 바람에 업로드가 늦어져 버렸다.
역시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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