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에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 처음에는 살 만한 집을 만들기 위해서 이것저것 사야 하고, 어느 정도 지내다 보면 또 필요한 것들이 계속 생겨나 하나 둘 사다보면 정작 통장은 말라만 간다. 월세 내는 날은 왜이렇게 빨리 돌아오는지.
아직 인턴 생활을 하며 서울살이를 하는 입장에서는, 빠듯할 수 밖에 없는 소비에서 가장 쉽게 줄일 수 있는 식비를 먼저 줄이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배달음식과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은 설거지도 없고 조리과정도 없기 때문에 퇴근 후에 정말 편하지만, 그치만,, 비싸다. 매일 저녁을 사먹는 것은 매우 부담이 된다. 또 조미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 왠지 모르게 바깥음식만 먹고 나면 막 하품이 쏟아진다.
그래서 이마트 온라인몰에서 장을 봐서 간단히 이것저것 집에서 해먹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제대로 된 고기를 사먹으려고 하면,, 음? 이돈이면 그냥 밖에서 얄구진 음식을 사먹고 말지,, 라고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은 것 같다. 사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집에서 원재료를 사 먹는 것이 바깥음식과 같은 비용이 든다고 해도 훨씬 많은 양을 더 건강한 조리법으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나은 방법이지만,, 숨어있는 문제는 나의 노동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하루종일 회사에 있다가 돌아와서 배고프고 피곤한 상태로 저녁밥을 위해 추가적인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심리적으로 크게 느껴졌었다.
그러다보니 적당히 덜 힘들고 영양소를 잘 채울 수 있는 고기 덩어리를 사서 구워먹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게 되는데,, 생각보다 고기를 집에서 먹자니 가격이 부담이 안 될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마감세일하는 돼지고기를 사거나, 등급이 불분명한 소고기를 사게 되는데,, 최근에 좀 맛있는 소고기집에 갔다가 지금까지 내가 집에서 먹던 것은 소고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서 좀 당황스러웠다. 그냥 가격에 맞는 적당한 단백질원을 보충한다는 개념으로 먹고 있었던 것 같다.
참 어렵다. 경제적인 절약과 심리적 만족을 적절히 잘 타협시키는 것이. 아직 정육점에 혼자 가서 고기를 사는 것은 조금 겁이 나지만,, 시도해 봐야 겠다는 필요성을 느꼈었다. 아끼기 위해서 대용량을 사고, 소분해서 같은 메뉴를 많이 먹고, 하더라도,, 고기만은 그래도 적당히 좋은 등급을 구해서 먹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