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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바나나를 한 송이 샀다. 아직 점박이가 되지 않은 것으로 골라 일주일 내내 익혀가며 먹을 생각이었다.
이 생각은 매우 잘못된 것이었다. 바나나를 책상에 올려두고 하루가 지나는 순간 작은 친구들이 나의 공간을 침범했다. 초파리는 정말 자연발생하는 것이 맞는걸까? 보일 때 마다 처참히 분해시켜버리는데도 그 숫자가 늘어났다. 이런.. 눈에 매우 거슬린다. 점점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뭔가 대책을 세워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많지 않았다.
첫번째 시도. 초파리 트랩을 만들어보자.
인터넷의 어떤 정보들에 의하면, 식초와 물엿을 1:1로 섞어 종이컵에 부어 놓고, 랩으로 감싸 구멍을 뚫어놓으면 바로 초파리가 잔뜩 몸을 던진다고 한다. 하지만 뭔가 잘못한건지 5일째 트랩을 두었지만 아무도 속지 않았다. 시큼한 식초 향기가 문을 열고 들어올 때마다 나서 나만 고통받고 있다.
두번째 시도. 다이소에 팔고 있다는 초파리 트랩을 사자.
다이소에 갔는데 없었다. 아마 초파리로 고통받는 이들이 세상에 많다는 뜻이겠지.
세번째 시도. 포기...
그저 뜨거운 물을 하수구에 자주자주 부으며 정착지를 파괴하고, 보일 때마다 제거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개체를 줄여나가는 수 밖에.. 아니라면 나의 집 계약이 먼저 끝나서 초파리에 굴복하고 나가는 수 밖에. 그래도 다음 사는 사람을 생각해서 어느 정도 토벌을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름철에는 바나나를 조심하자.